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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학원에서 공식 강사 제의가 들어왔다.

kwondroid 권오철 2019. 3. 20. 01:18

퇴사를 하고 백수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던중 어느날 휴대폰을 빙자한 무전기로 연락이 왔다. 누군가 하고 봤더니... 아주 예전에 아르바이트로 지원한 코딩학원의 원장님이셨다. 연락을 이유는 선린인터넷고등학교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에 입학 지원을 친구들이 포토폴리오를 만들어야 하는데 도와달라는 것 이었다.


학원측에서 나의 수업방식을 포함한 모든것들은 관여하지 않는, 모든것을 전적으로 나에게 맡기고 포트폴리오를 만드는것이 목표라고 하였다. 그리고 생각없이 그 수업을 하겠다고 대답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내가 퇴사를 한 이유는 일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기때문인데 또 다시 일을 함으로서 스트레스를 받는 길로 나를 몰아넣었다. 이쯤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것이 좋은 변태가 아닐까 싶다.


뭐 아무튼 매 수업이 끝나고 당일 수업내용을 매우 상세하게 원장님께 전송해드렸다.


그런것때문일까 오늘 원장님께 연락이 왔다. "군대가지말고 저랑같이 하는거 어때요?" 라고 하셨다.

염치없지만 이 말씀은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원장님과 나는 장난삼아 이런 말을 주고받을 사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문자는 나에게 너무 감사한 문자였다. 내게 관심이 있고 좋게 생각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중히 거절했다. 


그 첫번째 이유는 "부족한 학력"이다.

난 인하공전 컴퓨터 시스템과 18학번이다. 그리고 1학년 1학기 과정만 끝냈고 아직 졸업까지 5학기가 남았다. 이런 상태에서 강사를 한다는것은 나나 학원이나 별 도움이 안된다. 

학력으로 사람을 차별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내가 다른 사람을 볼때는 학력은 절대 생각하지 않지만 나를 보는 남들의 시선은 좀 생각하는 편이다. 만약 내가 이 상태에서 전문적인 강사가 된다면 고졸인 사람이 중학교 학생을 가르치는 상황이 되는것이다. 과하게 말해서 '누가 누굴 가르쳐' 상황이 되는것이다.


두번째 이유는 "나도 배울것이 많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주니어는 주니어다. 나 자체도 배울것이 너무 많다. 아무리 책으로 백날 공부해도 현업에서 배우는것이 더 많다. 

자만한번 해보자면 난 내 나이 또래에서 못하는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신입이니까 괜찮아" 가 아닌 "신입치고 괜찮아" 라는 말을 들을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보다 어린 친구들중, 혹은 나의 또래 친구들중에서 괴물들도 많이 봤기때문에 자신있게 "난 최고야!"라고 자신 있게 말하지는 못한다. 시니어는 커녕 괴물수준의 주니어의 발톱만큼도 못가는 수준이기때문에...


세번째 이유는 "군 입대 여부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기때문이다."

공군 800기에 지원하였지만 아직 합격여부가 발표되지 않았다. 만약 합격이 된다면 앞으로 계속 수업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빠른 전역이 곧 인생승리이고 복학 일정까지 생각하여 지원했기 때문이다.


네번째 이유는... 이게 가장 큰 이유인데 "난 프로그래머다."

난 프로그래밍 강사가 아니다. 프로그래머다. 지금은 퇴사 후 아르바이트로 학원 강사를 하긴 하지만 나의 본질은 프로그래머이다. 내 주변에 현업 개발자에서 컴퓨터 학원 강사로 전향한 분이 계신다. 분명히 개발을 아시는 분이고 학원 강사로 전향 후 그분께 프로그래머의 모습을 볼 수 없다. 만약 내가 이것을 수락했다면 이렇게 될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제로ㅊ나 벨로퍼ㅌ님을 보면 무슨뜻인지 알것이다. 그분들이 강의를 하긴 하지만 외부에선 그분들을 프로그래머로 보지 강사라고 보지 않는다.


사실 많이 아쉽긴 하다. 근데 이게 옳은것같다. 그리고 난 땅을 치고 후회하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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